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곳에는 언제나 동물들의 떼죽음이 있다

월드컵과 거리의 동물들

축알못 클라스라고 바로 며칠 전 지탄 받았던 내가 또 어쩔 수 없이 축구와 관련 된 이야기를 쓰게 됐다 - 2018 FIFA 월드컵 경기가 오는 6월 14일을 시작으로 러시아에서 개최 된다는 사실은 축알못 클라스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이 이 경기를 위해, 더 자세히 말 하면 손님들에게 깨끗한 러시아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거리의 동물들을 깨끗이 처리하라는 지침을 하달하고 차곡차곡 거리 동물 말살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2018 FIFA 월드컵 경기가 오는 6월 14일을 시작으로 러시아에서 개최 된다는 사실은 축알못 클라스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거리 동물 치우기 계획은 이렇다

예를 들어 경기가 열리는 도시 중 하나인 예카테린부르그에서는 월드컵 전에 4500마리의 떠돌이 개를 잡아들여 10% 정도의 비율로 상태가 좋은 아이들을 따로 선별하고 나머지 4050마리는 10일간 형식적인 공고기간을 거친 후 안락사를 시키게 된다고, 이 사업은 경기가 열리는 11개의 도시 뿐만 아니라 경기와 상관 없는 곳에서도  진행 되고 있다고 동물보호단체 Soosaschtschita의 관계자 안나 와이만은 전한다.

그렇다면 선별 된 나머지 10%의 개는 ?

이들은 광견병 등 각종 예방주사를 맞고 중성화 수술을 거친 다음 입양을 위해 대기를 하게 되는데 20일이 지난 후에도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체없이 안락사 당하는 신세가 된다. 그러니까 상태가 좋은 아이들은 20일 간의 집행유예 기간을 선물로 받는 것이 전부인 것이다. 이런 조치에 대해 예카테린부르그의 대변인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시민의 안전과 건강이다. 거리의 개를 예방접종하고 중성화 시킨다고 해서 유순한 반려동물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BBC와의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혔다

떼죽음 당하는 떠돌이 개

러시아 월드컵은 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필 월드컵 경기 개최를 코 앞에 두고 러시아 전역에서 거리의 개 숙청 사업이 시작 되자  수 많은 신문기사와 관련 보고서가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 특히 „Kommersant“ 신문은 "러시아의 11개 도시에는 버려진 동물들의 피가 넘쳐흐른다"는 헤드라인 기사를 썼고 페이스북에는 „BloodyFifa2018“이라는 계정이 생겼고 change.org에는 러시아의 이런 행위에 반대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고 17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서명을 한 상태이다.

축알못의 비판 보고서는 여기서 갑자기 멈춘다

왜냐하면 위 문단에 적힌 https://www.change.org에 사실을 확인하러 건너갔다가 이 청원에 동참한다고 클릭하니 다른 청원에도 같이 서명할래?가 떠서 계속 클릭하다 보니

하필 월드컵 경기 개최를 코 앞에 두고 러시아 전역에서 거리의 개 숙청 사업이 시작 되자  수 많은 신문기사와 관련 보고서가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런 게 뜬다, 계속 뜬다, 한국이란다... 보다못해 korea라고 검색 했더니 130페이지가 뜬다

이런 게 뜬다, 계속 뜬다, 한국이란다... 보다못해 korea라고 검색 했더니 130페이지가 뜬다

130건이 아니라 130 페이지다. 거의 대부분이 개, 고양이 학대 식용에 관한 청원이다. 두 눈 뜨고서는 차마 볼 수도 없는 사진들이 수도 없이 많다, 모두 대한민국이다. 번역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폐부를 찌르는 듯한 한글로 된 청원문도 발견할 수 있었다 - 이런 걸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고 하는 것이겠지...

번역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폐부를 찌르는 듯한 한글로 된 청원문도 발견할 수 있었다 - 이런 걸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고 하는 것이겠지[세상 어느 생명이 이런 대우를 당연하다고 여기겠는가]

각설하고, 정신 차리고

그러나 거리의 개 고양이들이 수난을 겪는 것은 이번 월드컵 뿐만이 아니다(러시아는 소치 동계 올림픽 때도 같은 짓을 했었다) 내가 아는 한 월드컵이든 올림픽이든 어디서 열리든 열리는 곳마다 이런 행태가 반복돼 왔고 (유로파 리그 때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더구나 우리나라의 88올림픽 때는 달동네를 강제 철거하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모는 짐승보다 못한 짓을 한 역사도 있다. 평창에서는 개, 고양이에게 별 일 없었을까 의심이 가지만 이 번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거리의 개 고양이들이 수난을 겪는 것은 이번 월드컵 뿐만이 아니다(러시아는 소치 동계 올림픽 때도 같은 짓을 했었다)

세계 모든 정부 관계자의 변명은 한결 같다

거리의 야생화 된 동물들은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때문에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정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물론 야생화 된 동물들에게 사고를 당하고 심지는 목숨을 잃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아시는가? 동물에 물려 죽는 사람 중 77%가 멀쩡히 반려인이 있는 개에게서 당한 사고인 것을?

동물에 물려 죽는 사람 중 77%가 멀쩡히 반려인이 있는 개에게서 당한 사고인 것을?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내 목숨이 소중하고 존중받고 싶은 것이라면, 사람 뿐만 아니라 목숨이란 것을 가진 모든 생명들이 그걸 원할 것이라는 걸 사람들은 언젠가는 알게 될까?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성숙은 내 괴로움보다 남의 괴로움이 더 커 보일 때 비로소 시작 되는 것'이라고


이렇게 축알못의 러시아 월드컵 비판 기사는 도중에 뜻밖의 암초를 만나 침 한 번 튀기지 못하고 오히려 기 죽은 채, 숨 죽인 채 맺음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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